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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경기는 경제의 활동기운을 줄인 말입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물질적 부가 팍팍 증가하고 있다면 ‘경기가 좋다’고 하고, 물질적 부를 향한 여정이 생각만큼 여의치 않다면 ‘경기가 나쁘다’고 합니다.

경기침체

경기 침체(recession)란 경제가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거릴 때를 뜻 합니다. 우리가 잊을 만하면 감기에 걸리듯이 경제 역시 잊을 만 하면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합니다.

그렇다면 경기 침체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일까요? 대체로 실질GDP가 2분기 이상 줄어들면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정의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개미나라에서 지난해에 쌀 100 가마니를 생산했고, 올해는 쌀 110 가마니를 생산했다고 합시다.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률이 자그마치 10%가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물질적 부를 여왕개미가 모두 소유하고 일개미들에게 쌀 한 톨 나눠주지 않았다면 일개미들의 생활은 지옥일 뿐입니다.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개미나라에서 지난해에 쌀 100 가마니를 생산했고, 올해는 흉년이 들어서 쌀을 80 가마니 밖에 생산하지 못했다고 합시다. 이렇게 되면 경제성장률은 -20%가 됩니다. 경제성장률 -20%는 기네스북에 올라가도 될 만큼 처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여왕개미가 80 가마니의 쌀을 ‘지 혼자 꿀꺾!’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개미에게 골고루 나눠 주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개미의 생활이 너무나 풍족해집니다.이제 더 이상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고, 또 그것을 질질 끌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집에서 먹고 놀아도 됩니다. 쌀이 흘러 넘치니까요.

즉 방금 예시처럼, 경기침체는 경제성장률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매판매, 실업률 등을 골고루 살펴보아야 합니다. 미국 최고의 경제분석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경기침체는 실질GDP, 실업률,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의 주요 경제지표가 심각할 정도로 위협이 되는 때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950년 이후부터 2010년까지 10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다고 합니다.

호황

호황이란 경제가 훨훨 날아다닐 때를 말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회사 다니는 아빠도, 분식집 집을 하는 외삼촌도, 미장원을 하는 큰 누나도 모두 하나같이 물질적 풍요에 관해서는 근심걱정 없을 때를 뜻 합니다.

호황이 찾아오는 이유는 각 나라별로, 시기별로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 호황이 찾아오는 경로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수출경기가 좋아지면 이들 업체는 투자를 늘리게 되고 따라서 각종 기계를 만드는 회사, 공장을 건설하는 회사가 떼 돈을 벌게 됩니다. 또 돈을 많이 번 수출업체들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팍팍 주고, 월급도 팍팍 올려줍니다. 직장인들의 주머니가 든든해지면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미장원에 비싼 파마도 하면서 분식집을 하는 외삼촌, 미장원을 하는 큰 누나가 떼돈을 벌게 됩니다.

유식하게 말해서 투자수요와 소비수요가 증가하면서 내수경기 전체가 좋아지고, 결국에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호황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긴 이야기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수출경기↑ ⇒ 투자수요↑, 소비수요↑ ⇒ 내수경기↑ ⇒ 호황’이 됩니다.

불황이란?

경기침체는 경제가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할 때를 뜻합니다. 우리가 심심치 않게 감기에 걸리듯이 경기침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경제가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거리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각종 경제정책을 이용해 경제를 살려냅니다.

그런데 ‘경제정책’이라는 이름의 약을 먹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감기 증상이 악화되어 폐렴에 걸릴 때가 있는데, 이 때를 가리켜 불황(depression)이라고 합니다.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의 처방 덕분에 우리가 폐렴에 잘 안 걸리듯이, 경제 역시 훌륭한 경제학자님들의 처방 덕분에 폐렴에 걸리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미국의 경우 20세기에 딱 한 번의 불황이 있었다고 합니다. 1929년에서부터 2차대전 발생 전까지 미국 경제를 힘들게 했던 불황이죠. 무미 건조하게 그냥 불황(depression)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충격이 너무나 컸기에 ‘great depression’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흔히 대공황이라고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공황

공황이란 경제가 심폐소생술을 받을 만큼 위험한 상황에 빠진 경우를 뜻합니다. 공황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 걸까요?

자본주의 사회에는 크게 보아 기업가와 근로자가 있습니다. 기업가는 악착같이 임금을 저게 주려고 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기업가는 자신의 몫을 늘리기 위해 근로자를 해고하고, 대신에 말 잘 듣고 하늘이 무너져도 파업을 하지 않는 기계의 사용을 늘립니다. 이 과정에서 실업자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그에 따라 공장에서 쏟아지는 각종 상품을 소비해줄 사람이 점점 줄어듭니다.

소비가 줄어들고 재고가 늘어나니까 기업가는 근로자를 다시 해고하고, 이런 식으로 상품은 창고에 쌓여 있는데 근로자들은 쫄쫄 굶고, 거리에는 부랑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국 경제가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황이며, 자본주의는 주기적으로 이러한 공황을 겪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20세기에 공황이라고 부를 만큼의 경제위기는 딱 한 번 밖에는 없었습니다. 1929년에 발생해 2차 대전 발발 전까지 전 세계 경제를 힘들게 했던 때입니다. panic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 때문일까요? 1929년의 경제위기를 사람들은 ‘great depression’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대공황

1929년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지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영향을 준 공황입니다. 그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대’공황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1932년의 국민총생산량이 1908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25%에 달했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했고, 은행만 해도 수천개가 무너졌습니다. 은행 수천개가 망하는 상황! 충분히 그 공포를 짐작할 수 있지 않습니까? 대공황의 여파는 1939년 2차 대전이 발생할 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버블

버블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거품이 됩니다. 이러한 버블이 경제용어로 사용되면 부동산과 주가가 겁 없이 치솟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수출이 잘 되어 떼돈을 벌었다고 합시다. 이렇게 되면 처음에는 기술개발도 하고, 종업원의 월급도 올려주지만 계속해서 떼돈을 벌면 점점 비생상적인 곳에 돈을 쓰게 됩니다. 일반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너스로 주식을 사고, 돈이 좀 모이면,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을 찾아 갑니다. 결국 부동산이나 주가 등이 필요 이상으로 급등하여 정상적인 가격 이상으로 오르게 됩니다.

부동산과 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고, 사람이 모여드니 부동산과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것을 버블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나라의 땅값이 GNP의 1배가 정상일 경우 버블현상이 일어나면 부동산 가격이 GNP보다 몇 배로 커지게 됩니다. 만약 영원히 떼돈을 번다면 문제가 없지만 갑자기 수출이 어려워져 벌어들이는 돈이 줄면 골치 아픈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존의 씀씀이를 일시에 줄이기 힘들어진 사람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이나 주식을 마구 팔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나 주가 등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끝없이 오르던 주가나 부동산이 한번 꼬꾸라지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합니다. 주가와 부동산이 한꺼번에 폭락하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려옵니다.

한참 땅값이 비쌀 때, 이 땅값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었던 은행은 은행 나름대로 타격을 입습니다. 또 몇 억원에 샀던 땅이 몇 천만원으로 떨어지면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가슴앓이를 해야 합니다. 몇 천만원에 샀던 주식이 몇 백만원으로 줄면 시민들은 시민들 나름대로 죽을 맛이 됩니다.

 

출처 : 경제신문읽는방법 https://ecodemy.cafe24.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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